청도의 전설

제목각남면 - 딸의 선물

지금으로부터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각남면 옥산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이 마을에는 가난하지만 마음씨가 착한 부부가 남매를 기르면서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가난한 탓도 있었겠지만 세상물정이란 전혀 모르고 남이 보기에는 모자란 사람이었다.
이들은 매우 가난하여 남의 집일을 돕거나 나무를 해다 팔아 하루 하루를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다.


딸아이가 열세 살쯤 되었을 때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의원의 얘기로는 딸이 폐병이라고 하나 워낙 가난한 형편이라 약도 제대로 구해 쓰질 못하였다. 폐병에는 무엇보다도 몸을 보신케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 하나 밥 한 그릇 제대로 먹지 못하는 형편에 딸에게 보신을 시킬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다.


자리에 누워 시름시름 앓던 딸이 부모의 극진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죽고 말았다. 부모의 마음은 애통하기 그지없었으나 이미 죽은목숨이라 딸을 고이 묻어주어 후생이나 잘 살도록 해 줄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없이 아버지가 딸을 가마니에 싸서 마을 앞을 흐르는 강변에다 장사를 지냈다.


장사를 지내고 온 후부터 아버지는 매일 저녁 딸을 생각하면서 울고 지내기를 여러 날이 되었다.
그 날도 딸의 애통한 죽음을 슬퍼하고 가난한 것을 원망하며 울다 지쳐 잠이 들었다. 잠결에 꿈에 딸이 나타나더니 「아버지, 제가 일찍 저 세상으로 가서 아버지에게 불효를 지어 죄송하기 한량없습니다.


부디 몸을 생각하시고 어머니와 오빠를 생각하셔서 그만 슬픔을 잊으세요. 그리고 제가 아버지에게 불효를 갚는 뜻에서 폐병을 낫게 할 수 있도록 해 드릴 테니 다시는 저와 같은 불행한 사람이 없도록 해 주세요.」라고 하였다. 그리던 딸의 모습과 음성이라 반가움에 벌떡 일어나 보니 꿈이었을 따름이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앉아 지낸 결과 가세가 더욱 말이 아니다란 생각이 들어 이젠 슬픔을 딛고 살아가리라 마음을 먹었다.


이튿날 오랜만에 나무를 하러 가기 위해 아침밥을 먹고 있으려니 어디선가 손님이 찾아 왔다는 것이었다.
아무도 자신을 찾아 올 사람이 없을 텐데 손님이 왔다고 하니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방안으로 모셔들이게 했다. 찾아온 손님을 방으로 모시고 보니 그 사람이 하는 말이, 그동안 폐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어젯밤 꿈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하는 말이 아무데 ○○를 찾아가면 나을 수 있으니 가라고 해서 왔다는 것이다.
 

어젯밤 자신의 꿈도 이상하고 해서 그 사람을 살펴보니 꼭 폐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미치자 딸의 아버지는 환자라고 찾아온 사람의 입을 벌리게 하고 보니 혀 밑에 이상한 게 있었다. 평소에 소병은 고치기 위해 두었던 소침을 꺼내서 그곳을 살짝 찔렀다. 그러자, 그 곳에서 털(毛)같은 것이 있어 그것을 뽑아내어 버렸다.


이후로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원근(遠近)에서 폐병 환자들이 찾아와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한다. 이 곳에서 혀 밑에 침을 맞고 나면 폐병 환자는 반드시 나았다고 한다. 그러나 딸의 아버지는 돈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돈의 가치도 몰랐기 때문에 주는 대로 받고 환자들만 치료해 주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가세는 점차로 나아졌으나 크게 부유하지는 못했고, 나중에 돌아가시고 나니 폐병치료에 대해서 그 맥이 끊어지고 말았다고 한다.